대학원생과 근로자 사이: 사각하기가 새 김치같은 노동 사각지대의 대학원생

대학원생과 연구원

 

올해 모 연구실에서, 나는 학생 신분이 아닌 연구원 신분으로 연구에 참여하게 되었다. 

졸업 후 미취업 상태에서 원래 연구실에서 하던 공부와 연구를 계속 하면서 돈을 받는 경우가 꽤 있다.

 

 

연구원으로 계약된(?) 상태라면 월급에서 세금으로 떼이는 비율이 학생때보다 높아진다. 

연구원은 4대보험이라고 불리는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을 모두 내야 되기 때문이다.

(대학원생때 수입은 기타소득으로 신고되고, 연구원이 되면 근로소득으로 취급된다.)

 

 

연구원 신분이 된 한 친구는 떼이는 것이 더 많아서 더 싫다고 했다.

 

 

하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난 대학원생도 모두 4대보험으로 보호받는 노동자로 인정되었으면 한다.

 

 

대학원생 짤

 

 

 

경북대 화학관 폭발 사고와 산재

 

내가 연구원 신분으로 일을 하고 있을 때, 경북대 화학관 폭발 사고를 들었다.

 

 

www.chemical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672

[경북대 폭발사고 그후] ①열악한 연구환경보다 더 힘든 피해보상, 경북대 치료비 안줘 - 케미컬

나는 석사 때에도,지금도 거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한다. 솔직히 내가 일하면서 얻게될 건강상의 문제는 뭐 거북목이나 운동 부족 정도이다.

 

 

저 안타까운 사고 소식을 접하고, 만약 나한테 저런 일이 일어난다면 저 사람은 피해 보상을 받는 게 훨씬 수월하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연구원은 직장에서 일어난 사고이기 때문에 그나마 산재 처리를 받을 수 있다. 

 

 

직위가 바뀌었다고 하는 일이 달라졌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차이는 근로 기간과 임금이 명시된 근로 계약서에 자필 서명을 한 것뿐이다.

대학원생은 거의 연구실에 고용된 것같은 상태이지만 근로자가 아니다.

 

 

백화점 판매원이나 장애인 도우미, 유아체육강사, 학원강사, 웨딩플래너, 방과후 교사 등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많았다. 법적으로는 근로자성이 있는지 없는지를 따지는데, 대학원생은 아예 고려도 안 되는게 당연하지롱!

m.lawtimes.co.kr/Content/Article?serial=156920

근로자성 판단에 관한 최근 판례 동향

 

 

대학원생 살려

 

 

 

카이스트 풍동 사고

 

2003년 카이스트에서 가스통을 옮기다가 폭발하여 1명이 사망하였고, 어떤 학생은 하반신 일부를 잃는 사고가 있었다.

 

 

장애는 사고를 통해 후천적으로 얻게되는 경우가 매우 많다. (갑자기 공장에서 일하다가 사고로 팔에 장애가 생긴 이재명이 생각남.)

이런 사고가 다시 안 생기길 바랄 뿐이지만 완전히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국민연금을 납부해왔는데, 저런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얻게 되었다면?

수령 조건을 만족한다면 장애 연금도 수령할 수 있다. 

 

easylaw.go.kr/CSP/CnpClsMain.laf?popMenu=ov&csmSeq=916&ccfNo=2&cciNo=2&cnpClsNo=2

장애인 생활안정 > 수당 및 연금지원 > 장애(인)연금 > 「국민연금법」에 따른 장애연금 (본문) |

 

 

 

치료비 안 주는 학교? 

 

나는 위에 링크한 '치료비를 안 주는 경북대'라는 제목에 회의적이다.학교 보험, 대학 재원, 교육부에서 치료비를 지급하면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치료비가 10억 가량이라 이것도 스무스하게 받은 것도 아니다. 피해 학생들의 가족들과 학생들이 총장실 앞 집회 등으로 힘들게 얻어낸 것이라고 보았다.)

 

(출처: www.moe.go.kr/boardCnts/view.do?boardID=295&lev=0&statusYN=W&s=moe&m=020401&opType=N&boardSeq=82352)

[설명자료] 경북대 화학관 폭발사고 피해학생들이 병원비 부담 없이 치료에 전념 할 수 있도록

 

 

사실 이런 문제의 해결책은 아주 간단하다.형식적인 안전 교육, 4대 보험도 안 되는 대학원생들의 열악한 근로 환경을 건드려야 한다고 본다.

 

 

이런 사고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내 모교에서도 실험실에서 불이 나고, 소방차가 줄지어 올라가는 모습이 흔한 광경이었다.

이렇게 불이 자주 나면 좀 실효성있는 안전 교육을 하든지 해야할텐데, 사고가 나면 안전 교육이 형식적으로 빡세진다.

 

 

소를 잃어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는다. 다음엔 소를 잃지 않기 위해 외양간을 고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