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외

좋은, 나쁜 과외 선생님 찾기/고르기 (feat. 인문계고 하위권의 탄생)

김무명01 2020. 4. 17.

학생들을 가르치러 다니면서, 학생들은 어떻게 하면 좋은 선생님을 만날 수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최근에는 애들이 알아서 공부해 오고 잘 따라와서 뿌듯함을 많이 느끼지만, 과거에는 회의감이 들 때가 많았다. 

 

물론 사교육도 돈 벌려고 하는 일이긴 하지만, 일하면서 애들이 잘 배워갈 때 내가 얻는 성취감이나 만족이 나랑 잘 맞아서 계속하는 일이기도 하다.

학생들을 보면서 쟤네는 이 시간에 친구랑 놀고 게임하는 게 차라리 낫겠다는 생각을 아주 많이 했었다. 

(주제와 관련은 전혀 없지만 학원 운영이나 관리하는 건 학원 원장마다 차이가 아주 심하다. 백종원의 장사를 잘하려면 안 되는 식당을 가서 공부하면 배울 것이 많다는 말이 생각날 정도로 이 부분에는 할 말이 많다 ㅋㅋㅋㅋㅋ

내 생각이지만 내가 일했던 학원의 원장은 전문성이 떨어져서 애들을 어떻게 관리해야 되는지 모르거나, 학원을 돈 벌려고만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조금 든다. 물론 시간이 갈수록 망했음.)

 

아무튼 간단하게 사교육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차라리 그 시간에 집에서 게임하거나, 운동하거나, 다른 활동을 하는 게 차라리 낫다.

솔직히 공부를 안 해도 된다. 공부를 하는 것만이 성공하는 길이 아니다. 대한민국에 그렇게 채인다는 자영업도 잘만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 하지만 네가 성공하려면 공부를 하는 게 중요하고 어쩌고 저쩌고~ 이런 클리셰를 날리려는 것도 아니다. 꼭 성공을 해야만 좋은 인생도 아니고, 그냥 각자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게 좋다는 게 내 의견이다. 

난 성격상 내 눈 앞에서 공부 안 하고 꼼지락거리는 걸 볼 수가 없다. 그 시간에 당신들의 꿈을 찾기 위한 활동을 한다거나 커리어를 찾아갈 수 있는 작은 활동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1. 무작정 학원만 보내고, 과외를 시킨다.

심리적 만족감을 위한 사교육

 

학원에 있으면 한 글자라도 더 보고 공부라도 하겠거니.. 싶어서 무작정 학교 끝나고 학원을 보낸다.

학원 바이 학원이지만 막상 애들 가르쳐보면 모든 아이들이 절대로 수업을 다 따라갈 수 없다. 관리가 잘 되는 학원이라고 해도 최소한 반마다 아무리 적어도 한 두명씩은 있다. 시험이 임박해야 겨우 공부를 시작하는 아이들은 그나마 좀 나은 경우이다. 가장 돈 낭비라고 생각하는 부류는 학교에서도 학원에서도 수업을 못 따라가는 아이들이다. 학교에서 수업을 못 따라가서 학원을 보냈는데, 그 비슷하게 선생님 한 명이 판서하면서 가르치는 학원에서 갑자기 이해가 되고, 숙제를 하고, 시험을 쳐서 좋은 성적을 받는 일이 가능할까?

간혹, 부모 중에 나는 학원 보내니/과외 시키니 내 할 도리는 다 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공부를 끔찍하게 싫어하는 아이들은 누가 뭐라 해도 절대로 공부를 안 한다. 지독하게 공부가 싫으면 그냥 학교만 안 빠지고 잘 다녀도 충분히 잘 된 일이 아닐까 ㅠㅠ?

 

적은 돈도 아닌데 그 돈으로 여행 다니고 경험을 쌓는데 돈을 썼으면 좋겠다.

 

특히 중학생들이 이런 식으로 망쳐져서 중학생 수준같은 고등학생이 되는 경우가 아주 많다.

애들도 어른들도 학원 다니면서 기본은 하고 있다는 착각과 심리적 안정을 얻음 → 인문계 진학 → 정신 못 차림, 흥미 못 붙임 → 나중에 2, 3학년 되어서 공부는 해야겠는데 수업은 이해가 안 되고 → 과외 → 과외 선생님 잘못 고름/그 전 습관대로 미루고 공부 안 함 → 재수 → ...

 

2. 가격

몇 학년 무슨 과목 얼마죠? → (조용)

 

이래저래 시간 낭비하고 지금 하는 진도도 제대로 못하면 나중에 돈과 시간이 더 들어간다. 조금 비싸 보여도 감당할 수 있는 돈이라면 오히려 돈과 시간을 아낄 수 있다.

 

학원이나 과외 전단지를 보면 한 달 n 과목 X만원으로 홍보한다. 중고차처럼 사교육 서비스는 막상 까 보기까지 판단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멀쩡해 보이는 중고차가 싸게 나왔다? 좋은 것은 제 값 받고 팔지 싸게 팔지 않는다.. 하지만 싸고 안 좋은 것은 많고 비싸고 안 좋은 것도 많다. 소비자가 중요한 기준을 몇 개 정해서 제일 그 기준에 잘 맞는 사람에게 배워야 한다. 그래도 비싸다면 1:2, 1:3 수업으로 해 달라고 협상하는 게 낫다.

 

개인적으로 학생들 입장에서는 잘 가르쳐 줄 수 있는 선생님만 준비가 된다면 과외가 나은 점이 많다. 학원에서도 잘 배울 수 있는 학생이라면 물론 장점이 많다. 돈이 조금 비싸더라도 효율이 훨씬 좋고, 아예 공부를 계속해야 된다면 투자할만한 돈이다. 공부하는 방법은 한 번만 잘 배워두면 나중에 무슨 시험을 쳐도 나름의 응용을 통해 인생에서 몇십, 몇 백 번은 써먹을 유용한 지식이다. 

 

첫마디로 가격이 얼마인지만 물어보는 사람들은 이유가 뭔지 매우 궁금하다 ㅎ

비싸게 불러도 싸게 불러도 안 하던데 순수하게 정말 궁금..

 

3. 무리한 요구

방학 동안 수1 개념 다 끝내 주세요. (중학교 때부터 공부 놓은 노베임)

이런 건 된다고 하는 사람을 의심해야 된다. 돈만 버리면 괜찮은데, 시간까지 같이 버리는 지름길!

너~무 공부를 안 했기 때문에 잘 모르고(?) 저런 요구를 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4. 대학생 과외

 

모든 대학생 과외가 별로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초반에 했던 과외를 생각해보면 확실히 질이 지금에 비해 떨어졌던 것 같다. 그리고 가르쳐 주는 것에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보는 시야가 확실히 좁았다.

 

제일 결정적인 단점은 중고등학생들 시험 기간이 대학생 시험 기간이거나 축제 기간이다.

당연히 자기 성적이 더 중요하니 본인 공부가 더 중요하다 ㅎ

 

물론 큰 기복 없이 잘 가르쳐 줄 수 있는 사람이고 나랑 잘 맞으면 돈도 싸게 받으니 좋을 것이다. 

 

5. 학교, 전공 따지기

수학 과외 받을 거에요. 수학과, 수학교육과만 연락 주세요.

 

스타 강사 유수연도 강남대에 영어 관련 전공도 아닌데 수강생이 많은 거 보면 학력이나 전공보다는 그동안 공부하고 경험하는 게 강사 자질에 영향을 주는 게 더 많은 것 같다. 전공했던 사람이나 좋은 점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중고등학교 수준 공부에 전공자일 필요가 없다. 

그리고 우리가 바라는 본질은 찐 수학이나 영어를 잘했으면 좋겠다는 게 아니라 수능이라는 '시험'에서 수학 영어 '시험 점수가 잘 나오고 싶다'는 것이다. 

 

학원이나 과외를 일로 하는 사람들한테 수능은 이미 옛날 옛적이고 학생들이 이해 잘 되게 하고 시험을 잘 치게 하는 걸 목표로 한다. 그냥 내가 잘 배울 수 있는 사람한테 배워야 한다.

 

특히 이공계 1, 2학년은 어느 학과를 가도 배우는 게 비슷하다(물리의 탈을 쓴 미적분, 미적분의 탈을 쓴 물리). 3, 4학년은 되어야 전공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솔직히 대졸들도 4년 학교 다녀서 졸업해도 대부분 자기 전공을 잘 모른다. 다들 책 보고 시험 치는 것뿐..

대학 수업을 들으면서 고등학교 공부는 그냥 이 수업을 알아듣게 하는 언어를 배운 거구나를 알았다. 대학원에 가서 실제로 하는 연구가 뭔지 맛볼 때쯤에서야 학부 때 배운 게 이 분야의 언어를 배우는 과정이구나를 느꼈다. 진짜 수학이나 영문학을 배우고 싶으면 대학원을 가야 되고 교수한테 공부를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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